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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2024년 4월 Column     명사 칼럼 작은 소리 큰 울림   혼탁한 세상에 고결한 삶을 살아온 이들의 행적을 대할 때마다 자신의 삶을 돌이키면서 부끄러움을 느낀 다. 다른 사람을 위해, 더구나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일만큼 훌륭한 일이 어디 있으랴. 마침 올해 4 월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5주년이다. 대의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게 새삼 경의를 표한다.  아름답고 고결한 삶은 혼탁한 오늘날의 시대에서 우리의 빛이다  : 순직 · 순국의 의미를 되새기며 다른 사람 ·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일만큼 훌륭한 일 없어 글ㅣ김학준(단국대학교 석좌교수) 국내외에서 전해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들 지난 몇 달 동안 국내 신문에는 국내외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자주 보도되었다. 우선 외국에 서 일어난 일부터 살피면, 네덜란드 전 총리 드리스 판 아호트 부부의 안락사이다. 판 아호트 전 총리는 외무장관과 법무장관에 이어 부총리도 역임했던 네덜란드의 거물급 정치가였다. 2019년 에 뇌출혈로 쓰러졌고, 부인 외헤니 여사도 병고로 시달렸는데, 동갑으로 70년을 해로한 이 부부 는 2024년 2월 5일에 93세의 나이로 서로 두 손을 잡은 채 의사와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법이 허용하는 안락사를 선택한 것이다. 슬프면서도, 그들의 품위 있으면서 고결한 삶이 아름답게 느 껴졌다. 이어 루스 고테스먼 미국 뉴욕시 소재 「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과대학」 명예교수의 10억 달러 (한화 약 1조 3300억 원) 기부이다. 94세의 그녀는 남편 데이비드가 남긴 유산 가운데 3분의 1을 “비싼 학비 때문에 의대를 꿈꾸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는 뜻에서 2024년 2월 26 일에 자신이 봉직한 이 대학에 기부한 것이다. 미국 의과대학이 받은 기부금 가운데 사상 최대 규 모의 기부금을 받은 이 의대는 2024년 가을학기부터 무상교육을 실시한다. 학교는 그녀에게 그 녀의 이름을 따 교명을 바꿀 것을 제의했다. 그러나 그녀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된다”라며 사 양했다. 역시 아름다운 결정에서 고결한 인격의 향이 그대로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