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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소리쳤으나 거친 파도소리에 묻혀 아무도 듣지 못함을 알게되자 제 몸뚱 이로 그 구멍을 밤새도록 막아 마을을 구했다는 얘기 말입니다. 먼 나라의 옛 이야기를 느닫없이 꺼내는 까닭은 그 것이 실화가 아니라 누군가 지어낸 옛 얘기라는 말을 듣고 놀랬기 때문입니다. 더욱 놀랍고 부 러운 것은 이야기 속의 그 곳에 소년의 동상이 지금 서 있고 많은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는 바로 며칠 전의 현지보도 내용 이었습니다. 이야기 속의 소년을 기리는 네덜란드 사람들… 얼마나 부러운 지 모르겠습니다. 남을 보면서 거기에 우리를 다시 비춰 보았습니다. 열사 와 의인이 천대받는 나라, 권력의 횡포에 목숨 잃은 영령들이 원귀되어 떠 도는 나라, 남들은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서까지 기리는데 우리는, 아~ 몹시 부끄러웠습니다. 청산되지 않은 과거는 그 자체만으로도 문제지만, 청산되어야 할 수구세 력이 오히려 사회 전반을 깔고 앉아 기득권을 확대 재생산하고 향락하는 데 에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보기 싫은 것은 참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범죄와 그로 인한 고통이 이어지는 것은 참을 수 없습니다. 거꾸로 가는 세상이 되 풀이 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이대로 후대까지 물려주게 된다면 우 리 역시 악의 협력자나 동조자 아니면 최소한 방관자일 수 밖에 없습니다. 역사를 바로 세워 세상을 바로 서게 하는 일이 어디 쉽게 이뤄지겠습니까? 이에뜻을모으고힘과슬기를부어넣어열사ㆍ희생자자료집을펴냅니다. 돈과 시간과 일손이 부족한 것은 오히려 쉬운 일이지요. 저들에 의해 암매 장 당하거나 검은 굴속에 갇혀있는, 또 무심한 세월따라 사라진 진실들을, 온전히 발굴 정리하기란 실로 어려울 뿐 아니라 많은 경우엔 막막함 그대로 였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해냈으니 얼마나 장하십니까? 이 자료집은 이것으로 완결이 아닙니다. 앞으로 나아갈 확실한 근거가 될 뿐 아니라, 정의로운 민주사회와 꿈에 그리던 통일세상을 건설하는데 누구 못지않게 큰 몫을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래서 더욱 반갑습니다. 발간 주체로서 무던히도 애쓰신 유가협 추모연대 민주노총 동지 여러분에 게 마음 속 깊이 우러나는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끝내살리라 |15| 민족민주열사ㆍ희생자 자료집발간을반기는이마음 격려사 민족민주열사∙희생자와 피해자에 관한 모든 진실은 결코 지워서는 안되 고 구기거나 헐어서도, 그리고 묻어서도 결코 안됩니다. 말할 것도 없이 덧 칠하거나 부풀려서도 안됩니다. 엄정한 진실 그대로를 민족 앞에, 민중 앞 에, 그리하여 역사 앞에 새겨넣어야 합니다. 세계에 그 유례가 드물 정도로 우리에겐 열사와 의인이 많았습니다. 그만큼 시련이 많았고 또 그만큼 배신 자와 매국노와 권력과 자본의 횡포도 극심했다는 반증이 될 것입니다. 그 어둠을 사르는 빛인데 우리가 소중히 밝혀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라가 나라다우려면, 사람 사는 세상이라면 반드시 그래야 합니다. 그렇 지 않으면 망국노나 사기꾼 폭력배의 세상이 되어버립니다. 빛이 없어지면 어둠이 덮쳐오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밝은 미래는 거저 오는 법이 없습 니다. 오늘도 역사가 이를 실증하고 있으며 또 그렇게 우리를 가르치고 있 습니다. 나이든 사람들은 누구나 어린 시절 교과서에서 읽은“소년 빼땔”을 기억 할 것입니다. 육지가 해수면 보다 낮은 네델란드의 한 소년 빼땔이 해 저문 어느날 제방 벽에 뚫린 작은 구멍으로 물이 새는 것을 보고 급한 김에 맨손 으로 막았다지요. 날은 어둡고 구멍은 커지는데 위급을 알리려 목이 쉬도 |14| 민족민주열사∙희생자자료집증보판 오종렬 |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상임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