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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역사로 읽는 여성독립운동가 ③ • 가슴에 품은 뜻 하늘에 사무친 ‘이은숙’ 71 기』 가운데 - “남편이 북경으로 돌아와 3천 리 타향에서 부부 상 봉하고 살림을 시작하게 되니 든든하고 반갑기가 세 상에 나 한 사람인 듯하였다. 연약한 체질에 피로도 돌보지 않고 사랑에 계시는 남편 동지 수 삼십 명의 조석 식사를 날마다 접대하는데 혹시나 결례나 있어 서 빈객들의 마음이 불안할까, 남편에게 불명예를 불 러올까 조심하고 지낸 것이 남편을 위할 뿐 아니라 남편의 동지도 위해서였던 것이다.” -『서간도시종 기』 가운데 - 백범 김구 선생의 어머니 곽낙원 지사도 독립군의 뒷바라지로 한평생을 살았다. 곽 지사는 상해 뒷골목 푸성귀 시장에 버려지는 배춧잎을 주어다 된장국을 끓여대었지만, 나중에는 이조차 구할 수 없는 형편이 되어 버리고 만다. 이은숙 지사 역시 고국에서 찾아 오는 독립투사들을 위한 밥상을 차릴 짜도미 조차 구 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졌으니, 그 힘든 노정을 감히 지금 사람들이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이랴 싶다. 눈 물 없이는 독립투사 안사람들의 고생담을 들을 수가 없다. 그것은 단순한 개인사가 아니다. 독립운동의 불꽃이 활활 타오를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가 불 쏘시 개가 되어 묵묵히 현장에서 광복의 그날까지 활동한 여성들이 있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특히 말해두고 싶은 것이 있다. 이은숙 지사처럼 남편을 도와 독립운동의 최일선에 섰던 여성들이 ‘독 립유공자’ 심사대상에서 제외되다가 2018년 광복절 을 계기로 그 공적을 인정받아 독립유공자 반열에 오 르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이은숙 지사는 사 후 39년 만인 2018년에서야 애족장이 추서되었으 며,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초대 국무령을 지낸 이상룡 선생의 부인 김우락(애족장, 2019) 지사의 서훈도 뒤 늦게 이뤄졌다. 김우락 지사의 경우는 1911년 2월, 안동에서 일가 족과 함께 만주로 망명한 뒤 귀국할 때까지 경학사 (經學社), 부민단(扶民團), 신흥무관학교. 서로군정서 (西路軍政署) 등을 이끌었던 남편 이상룡을 도와 독 립운동을 지원했으며 파란만장한 만주에서의 생활 을 기록한 「해도교거사(海島僑居辭)」를 남겨 당시 정 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적 가치로 인정받고 있 다. 이번 기회에 제2·제3의 이은숙, 김우락 지사 같은 분들이 많이 발굴되어 독립유공자 반열에 당당하게 설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문학세계』 시 부문으로 등단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와세다대학 연구원, 한국외대 연 수 평가원 교수를 역임했으며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 『동고동락 부부독립운동가 104쌍 이야기』,  시 와 역사로 읽는 『서간도에 들꽃 피다』(전10권),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인물사전』 등 여성독립운동 관련 저서 20권과 다수의 저서가 있다. 필자 이윤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