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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 한국독서교육학회지 제1권 제1호(2013) 사서의 관심과 역할이 책의 내용적인 측면으로 심화되고 확대되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것은 사서 가 책의 내용 (content)을 장악하고, 사서 개인뿐만 아니라 이용자 서비스에 있어서 구체적이고 맞춤 화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지적 기반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도서관과 책의 가치를 표면에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이용자들이 마음의 문제로 힘들어할 때 도서관을 찾도록 동기를 부여하 고 책의 치유적 가치를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도서관과 지역주민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고 도서관 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3.1.2 상황별 독서치료목록 발간 및 배포 책의 치유적 가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치유서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개발하면서 자연스럽게 상황별로 치유서를 구분하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상황별 독서치료 목록이 생산되었다. 독서치료에서 상황이란 마음의 상처 부위를 말하는 것으로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교적 일반성이 있는 상처의 위치를 의미한다. 특수한 부위의 상처는 정신과 의사 같은 더욱 훈련된 전문가 의 몫이다. 상처의 부위는 나이와 사회적 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고, 그와는 상관없이 비슷한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김정근 외 2009, 40). 한윤옥은 상황별 독서치료 목록에서 상황을 ‘사람들에게 책을 권할 때 고려하게 되는 독자의 조건 적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서 이것은 영유아기부터 성장기를 거치면서 사람들에게 형성된 내재적 자아 및 심리가 현재적 상태로 연결되면서 표출되는 심각한 정신적 갈등상황과 이로 인한 사회적 처치’로 정의하고, 상황을 분류하기 위한 기준으로, 생물학적 요소로서의 성별과 연령, 독서치료 대상자가 속한 공간, 공간에서 맺게 되는 인간관계를 제시하였다(한윤옥 2004, 253-270). 공공도서관에서 치유서를 개발하여 상황별로 구분하고 그것을 책자형 목록으로 휴대할 수 있도록 생산하는 것은 지역 주민의 잠재적, 현실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맞춤식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공공도서관에서 처음으로 치유서 목록을 생산한 곳은 2002년 창녕도서관에서였다. 창녕도서관에 서는 지역주민에게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독서치료에 대해 알리기 위하여 목록을 발간하 였다. 목록은 2002년 4월 도서관 주간에 마음을 치유하는 책들 모음이라는 제목으로, 2002년 9월 독서의 달에 내용을 좀 더 보강하여 마음을 움직이는 책들이라는 제목으로 발간되었다. 이 목록에 실린 책은 노란색 띠로 별도 구분하여 도서관을 출입하는 이용자가 반드시 거치도록 되어 있는 도서 관 로비에 비치하여서 이용자들의 활발한 이용을 유도하였다. 이어서 앞서 소개한 울산 남부도서관에서도 2003년 4월 도서관 주간을 맞이하여 팜플렛 형태의 목록을 발간하였다 . 254종의 도서관 소장자료를 담고 있는 첫 목록은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하여 2002년부터 1주에 1권씩 독서치료 관련 책들을 읽고 연구 활동을 해온 사서들의 연구모임의 결실이었다. 마음 아픈 이들을 위한 자가치유 도서목록이라는 이름의 이 목록은 ‘마음의 상처를 이해하는 책 ’과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책’으로 나누어 국내에서 출간된 책들을 소개하였다. 해당 책들의 청구기호가 목록에 실려 있으며 이 책은 종합자료실에 별치하여 이용자들의 자료 활용을 도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