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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9 어려운 투지는 설명할 수가 없다. 정전협정이 시작된 이후 적당히 몸을 사리다가 본국으로 귀국해도 무 방한 상황에서 유엔군이 치렀던 희생은 너무나 컸다. 그들의 참전 동기에는 냉전에 따른 우방국 지원 이상의 것이 존재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프랑스대대의 지휘관이었던 몽클라르처럼 장군의 반열에 있던 성공한 장교 가 강등을 자청하면서 전쟁에 뛰어든 동기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공교롭게도 유엔 참전국 중 적지 않은 국가들이 5년 전 종결된 제2차 세계대전의 직·간접적 피해자였 다는 점은 유엔군이 보여주었던 특별한 투지를 설명하는 하나의 실마리가 될 듯하다. 유럽의 참전국들이나 아 시아의 필리핀, 그리고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는 히틀러와 무솔리니, 그리고 일본 군국주의가 자행한 침략전쟁 의 비인간성을 절감했던 국가들이다. 그런 경험을 겪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극동의 한 국가에서 이 와 비슷한 성격의 전쟁이 발발한 것을 지켜보았다. 참전국 정부가 어떤 계산을 했든 간에 참전군인들이 가졌던 생 각은 자유수호의 의지였다. 유엔 참전군인들은 어깨를 걸고 인류 공통의 목표인 평화와 안정이라는 한 목표 아래에서 뭉쳤으며, 결국은 신생 한국을 생존의 위기에서 구출했다. 분명한 것은 그들이 대단한 성공을 이루어내었고, 그것은 단순히 6·25전쟁의 성공적 수행이라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60년 전 그들이 지켜내었던 국가는 이제 G-20의 일원이 될 만큼 괄목할 만한 경 제적 성장을 이루었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성공적으로 실현해 냈다. 이제는 해외파병과 공적원조(ODA), 공공외교 등을 통해 자신이 받은 국제적 지원을 훌륭히 보답해 나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도감은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다. 유엔 참전국들의 기록을 정리해 나가는 과정에서 한국은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에게 과거 그들의 조국과 선대 세대들에게 어떠한 일이 일어났으며, 그 과정에서 국제사회가 어떤 기여를 해 주었는가를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도감 발간을 통해 한국이 과거의 참전국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일 것이다. 한국은 60년 전 유엔의 이름으로 도움을 준 친구들을 결코 잊지 않고 있으며 그러한 기억을 세대를 이어 유지해 갈 것이며, 이러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 책에 담긴 각종 참전 기념물들은 물리적 조형물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들의 마음속에 남은 과거 전쟁의 상흔이자 값진 교훈이다. 또한 앞으로도 한국인들의 마음 속에 변함없이 남을 유엔 회원국의 선의와 열정에 대한 감사와 우정이다.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차 두 현 고지를 오르는 미 제7보병사단 군인들 1951년 화천 야전교회 터키 군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