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page
66 2025년 10월 순국 PEOPLE 아름다운 사람들 여성독립운동가 열전 박원희·김사국 부부, 30 · 31세로 병사 순국 혹한의 눈보라 속 / 펄럭이는 만장으로 슬픔을 감추고 떠난 임 / 세 살배기 어린 딸 / 어이 남기고 서둘러 가셨는가! / 많이 배우고 잘난 여자들 / 일제에 빌붙어 동포를 팔아먹고 / 더러운 입 놀려 호의호식할 때 / 배운 여자일수록 / 구국의 대열에 앞장서라 외치던 / 서른 해 짧은 생 마감하며 던진 화두 / 죽어서도 차마 놓지 못할 / 광복의 그 찬란한 꿈 / 고이 간직하고 떠나시라고 / 가시는 걸음걸음 흩뿌리던 / 하얀 눈송이 / 희고 순결하여라. 이는 여성독립운동가 박원희(朴元熙, 1898.3.10 ~1928.1.5, 2000년 애족장) 지사의 불꽃 같은 삶을 노래한 필자의 시다. 남편 김사국(金思 國, 1895.11.9~1926.5.8, 2002년 애족장) 지사와 함께 부부독립운동가 로 활약한 박원희 지사는 1925년 4월 29일, 무남독녀 딸 ‘사건(史建)’을 낳았다. 일제에 강탈된 나라의 국권을 회복하여 역사를 바로 세우라는 뜻에서 부부는 딸 이름을 ‘사건’이라 짓고 금지옥엽으로 키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독립운동과정에서 옥고를 겪었던 부부는 고문 후유증으로 여성의식 향상과 민중계몽에 앞장선 ‘박원희’ 박원희 · 김사국 부부, 함께 사회주의 독립운동 펼쳐 외동딸 ‘사건(史建)’으로 이름 지어 국권회복 의지 표명 남편 김사국(金思國) 지사와 함께 부 부독립운동가로 활약한 박원희 지 사는 1925년 4월 29일, 무남독녀 딸 ‘사건(史建)’을 낳았다. 일제에 강 탈된 나라의 국권을 회복하여 역사 를 바로 세우라는 뜻에서 부부는 딸 이름을 ‘사건’이라 짓고 금지옥엽으 로 키웠다. 그러나 독립운동과정에 서 옥고를 겪었던 부부는 고문 후유 증으로 어린 딸이 3살 되던 해에 2년 차이로 숨을 거두는 바람에 딸 사건 은 고아로 성장하게 되는 가슴 아픈 상황을 맞이했다. 남편(김사국)은 31 살, 아내(박원희)는 30살에 각각 순 국의 길을 걸었다. 이들의 ‘조국 독립 을 위한 살과 뼈를 깎아 부은 불꽃 같 은 삶’은 영원히 한국 독립운동사에 새겨질 것이다. 박원희, 여성동우회·경성여자청년회 간부로 활동 사건(史建), 세 살 때 고아돼 어렵게 자라 글 이윤옥(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