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page
아이구, 아이구 불쌍헌 울 아부지! 보고자픈 우리 성님!
그땐 우린 어려서인지,어리석어선지 너무나 몰렀유.
그떄 1945년 8,15해방이 될 때만 해두 우리나라는 그날부터 해방조선, 자유조선이 될줄알았지
민주조선,평등조선이 될줄 알았쥬
이렇게 납북으로 쪼개져 고을고을 마을마을 서루 미워하고 우리겨레끼리 서루가 서루를 왕따꺼지 헐 줄은 증말 몰랐슈
광복된 대한민국 우리나라에서 우리 겨레헌티 왜놈들이 써먹은 수법을 고대루 써먹을줄은 꿈에두 몰랐슈
친일전향단체"대화숙"을 고대루 본 떠서 아차 "보도연맹"을 만들줄은 정말 몰렀쥬
멀쩌한 이두 빨갱이루 몰라 죽이는 "국가보안법"을 만들줄은 정말몰랐쥬
그리구 하루아침에 6,25전쟁이 나자마자 옳타구나
그렇게 부역가능성이 있다구,빨갱이를 뿌리째 뽑는다구 그렇게 마구마구 잡아 가둘줄을 워디 상상이나 했겄슈?
66page
그때 우린 증말 꺼멓게 몰랐어유.
우린 보도연맹이 뭔지도 몰랐구유
국가보안법이 뭔지도 잘 몰랐구먼유
왜 군과 경찰들 그리구 마을 방범대원은
예비검속으루 아부지와 또 당시 겨우 열세살짜리 성님을 잡아 가뒀는지유?
무차별 즉결처분하여 산골짝으루 끌고가 마구마구쏘아 죽일줄 그 누가 알았겠슈?
생각허면 생각헐수록안 됐쥬,불쌍해유,너무해유,증알증말 억울해유
도대체, 아부지처럼 또 어린 성님처럼 그 떄 이땅에서 빨갱이라구 또는 부역가족이ㅏ구 잡어다 마구 죽인 사람이 멧 명입니까?
솔직히 말혀 우린 지금두 빨갱이가 뭔지도 잘 몰라유
워디 오른 눈깔이 삐구, 오여손잽이믄 다 빨갱인가유?
벌써 70년이 지났는디 아직도 진상규명은 커녕 더 더구나 유해발굴조차 못 헌 이 철천지한은 또 어디가서 푼대유?
아이구, 아이구 불싸한 우리 아부지! 다정한 우리 성님! 죽기전에 한번만이라도 보고 싶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