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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이 터지기 6개월전인 1949년 12월 24일 문경시 산북면 석봉리 석달동에는 24가구 128명의 주민이 평화롭고 조용하게 살고 있었다. 이 마을은 첩첩산골 오지의 마을로 벽촌인데다 화전을 일구는 농민도 있었다. 대부분이 농업을 천직으로 하는 순수한 농업인 마을이었다. 이러한 평화와 사랑과 순수의 덩어리로 뭉쳐 살아가고 있는 마을에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는 청천벽력이 때렸다. 완전무장한 국군 100여명이 백주에 느닷없이 들이닥쳐 농가주택 24가구 전체에 불을 지르고 밖으로 튀어 나오는 주민들에게 사격을 가하여 사살하였다. 국군들은 마을 주민을 마을앞 논바닥과 마을 뒤 산모퉁이에 모이게 한 후 집중사격을 가하여 무차별 사살하였다. 이날 아무 영문도 모르고 학살된 주민들 가운데는 산넘어 위치한 석봉리 본동리에서 동네회의에 참석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던 청장년들과 3㎞쯤 떨어진 김룡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던 어린 학생들도 있었다. 이때 이미 마을앞 논바닥에서는 1차 학살을 감행한 뒤 군인들은 살아있는 사람은 살려줄테니 일어나라고 해놓고 살아서 일어난 사람들을 다시 총격을 가하여 확인사살까지 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불과 몇 시간 동안 마을의 집들은 모두 불타고 마을 주민 81명이 현장에서 국군의 총탄에 맞아 즉사하는 끔찍한 사건이었다. 피살자 총 86명, 그 중 여자가 41명, 15세 미만 22명, 초등학생 10명, 부상자 12명, 불구자가 된 주민 3명, 생존자가 23명에 이르고 생존자의 대부분은 아직 그 부락에 살고 있다... 출처 : 문경 향토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