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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린(片鱗)- 2 좀 늦게 들어왔지만 3인조, 세미나를 거치면서 어느덧 보도기자 한자리를 꿰차고 있었다. 데이트할 때는 좋았는데 취재한답시고 올라가는 사범대 길은 그냥 멀기만 하다. 학생처, 교무처, 단과대학…. 나올기사도없는데뺑뺑이는열심히돈다. 이내 좀 여유도 생기고. 방송이 끝나면 방송국 앞 벤치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 다. 4~5급 실력이나 되려나. 바둑판 앞에 앉으면 그놈의 승부욕 때문에 좀처럼 일어나 기 힘들다. 한두 번 수업을 제껴보니, 이젠 굳이 수업에 들어갈 필요를 못 느꼈다. 과 동기들도 내가 군대 간 줄 안다. 사실 3학년 2학기까지 마치고 제일 늦게 군대 갔는데, 이걸아는과동기놈들은거의없다. 편린(片鱗)- 3 가을에는 MBC 대학방송작품경연대회에 출품한다고 취재 계획을 짰다. 뭐할까, 짱 구를굴리다탄광촌을취재해보기로했다. 태백이고향인병옥이네집을취재본부로 삼아 병익이, 병천이랑 떠났다(우리 동기에‘병’자 돌림이 많다. 병수, 병제…). 참, 세 기 수 선배인 강대수 형도 같이 갔다. 대수 형이 조교를 맡으면서 우리와 참 많이도 싸웠 지만, 그래도 물심양면으로 많이 도와주셨다. 특히 물적으로…. 한마디로 우리의‘물 주’셨다. 이자리를빌어새삼감사드린다.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한 탄광촌은 서울에서 자란 우리에게 다소 충격이었다. 초등 학교복도에걸린아이들그림에는개천물이검정색으로그려져있다. 장성탄광, 해발 800미터에서 수직 갱도를 따라 해저로 1킬로미터 가량 내려간다. 무척 덥다. 탄가루 때문에 앞도 잘 보이지 않는다. 외부 탐방객 체험코스여서인지 비 교적환경이좋은곳으로안내했을텐데, 여기가인생막장이구나싶다. 지상으로 올라와 제일 먼저 목욕탕으로 갔다. 온몸 구석구석 탄가루가 끼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근처 장성병원에 가보니 진폐증 환자들이 병상 가득 누워 있다. 탄 기별 Essay | 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