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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기] 아마청춘이니까그랬을거다 서도원 편린(片鱗)- 1 1982년, 대학 새내기. ‘말죽거리 잔혹사’에 나오는 그 부조리한 고등학교를 졸업한 해방감에 미친 듯이 놀았다. 여친도 사귀며 캠퍼스의 봄을 만끽했는데, 그 좋은 시절 이 오래 가지는 못했다. 여친이 딴 대학간다며 그만 만나잔다. 따지자면 차인 건데, 그 냥헤어진 거라고 지금껏믿고 있다. 마음이 아리다. 술을 마셨다. 술만이 유일한 위로 가되었다. 학과 아지트인 고모집으로 등교해 소주에, 담배에, 짭새에, 최류탄에…. 어느덧 밤 이되고더본격적으로술을마시고…. 한달쯤그러고있는데, 과동기여학생이다가왔다. “너그러면폐인된다. 그러지말고나랑같이저기좀가자.” 그렇게 동기 손에 이끌려 처음 방송국 문턱을 넘었다. 그런데 참, 이 앙큼한 것 같 으니…. 법대 복학생과 눈이 맞아 동거하면서 자기는 방송국 빠져나올 요량으로 나를 대신 밀어 넣은 거였다. 뭐 그럼 어때. 실연의 상처로 폐인이 되느니 뭐라도 열심히 하 면되겠지. 그런데 아뿔싸, 그땐 몰랐다. 실연 폐인보다 더 무서운 방송국 폐인이란 게 있다는 걸…. 062 | 대학의 소리 방송국 - VOU 60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