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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의 삶과 죽음 동지는 (주)민경교통에 입사하여 노조복지부장을 맡아 택시노동자들의 권익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열성적으로 활동하였다. ’84년 11월에 회사가 노조 일로 승무를 자주 하지 못한 노조사무장 이태일씨를 무단결근 등의 터무니없는 구실 을 붙여 해고시키는 일이 발생하였다. 이에 노조 간부들과 대의원들이‘해고음모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결의하고 29일부터 박종만, 배철호, 안을환 동지 가 단식철야 농성에 들어갔다. 30일 동지는 해고철회 요구를 위해 전무를 찾아갔으나 회사 측은 오히려“3인 을 해고하겠다”고 위협하였다. 이에 동지는 오전 10시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기 숙사 숙소로 들어가 배차일지 뒷장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내 한목숨 희생되더라 도 기사들이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겠다…”그러자 동료기사인 안을환 동지가“무엇을 쓰는 거냐, 괜히 딴 생각 말어”하였으나 뭔가 이상했다고 한다. 같은 날 11시경, 동료들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동지는 회사 사무실로 들어 갔다. 동료기사인 배철호씨가 아무래도 이상한 예감이 들어 사무실 문을 열려 하 였으나 문이 안에서 잠겨 있었다. 배철호씨가“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어”하고 외 치며 사무실 좌측의 창문을 열기위해 사무실을 돌아가는데, 그때“꽝”하고 문이 열리더니 불덩이가 뛰어 나왔다. 동지였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노동조합 탄압말라! 부당하게 해고된 기사들을, 사무장을 복직시켜라! 부당한 대우를 개선하라!” 신음을 내면서도 동지는 중간 중간에 요구조건을 외쳤다. 동료들에 의해 병원 으로 옮겨지면서도 그는 요구조건을 외치기를 그치지 않았다. 동지는 오후 8시 30분경“내가 이렇게 떠나면 안되는데… 아직도… 할 일이 많 은데…”라는 마지막 말을 남긴 채 36세의 젊은 생을 마쳤다. 박종만 (당시36세) 일산 기독공원묘지에 안장 1948년 2월 부산 출생 1968년 서라벌 고등학교 3년 중퇴 1982년 10월 (주)민경교통에 입사 1983년 3월 노조 복지부장으로 일함 1984년 11월30일 “내 한 목숨 희생되더라도 더 이상 기사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하여 운명 끝내살리라 |123| |122| 민족민주열사∙희생자자료집증보판 전두환정권 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