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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실 향 민 의 삶 바르기도 했다. 휴전이 되어 군부대가 철수하고 나서는 군에 서 나오는 폐자재를 구하기 힘들었다. 이때는 땅을 한 절반 파 고 돌과 흙을 이겨서 쌓고 위에다 흙벽을 만들고 지붕을 만들었 다. 청호동에 정착한 피난민들은 땅을 가져본다는 생각도 없었 다. 그래서 집을 다닥다닥 막 붙여서 게딱지 같은 모양의 집들 이 들어섰다. 같이 배를 타고 내려온 고향사람들끼리 모여 집을 짓고, 다른 고향사람을 불러서 땅도 나눠주고 집을 짓게 했다. 이렇게 청호동은 월남 실향민들이 출신지역별로 모여서 마을을 이루고 같이 살게 되었다. 청호동의 실향민 고향별 마을 어려운 피난민 생활을 하던 아바이마을 사람들에게 1953년 휴전협정은 청천하늘에 날벼락이었다. 휴전협정 소식이 전해지 자 집집마다 통곡소리가 흘러나왔다. 잠시만 피해 돌아가리라 했던 고향인데, 휴전으로 고향 갈 길이 완전히 막혀 버렸다. 이 제 그들은 곧 고향으로 돌아갈 피난민이 아니라 언제 고향에 돌 아갈지 기약할 수 없는 실향민이 되었다. 속초라는 낯선 타지에 서 고단한 실향민의 삶이 시작되었다. 무엇보다 상수도가 들어오기 전까지 청호동에서는 식수가 가 장 큰 문제였다. 모래땅이라 바닷물이 들어와 우물을 팔 수도 없다. 우물이 없어 개 건너 시내 우물을 길어다 먹었다. 배를 갖 고 있는 사람은 큰 드럼통을 싣고는 다른 마을 큰 우물에 가서 물을 받아다가 배로 실어 날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