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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충주대학교 개교 40주년에 부쳐 - 신경림
산이 될 것이다.
이 나라 한복판에 우뚝 솟아
내륙의 큰도시에서 멀리 바다와 섬까지
국경의 작은 마을에서 산골 외로운 구석까지
골고루 높고 맑은 기상을 뻗텨
이 땅의 사람들 힘있고 슬기롭게 살게하는
큰 산이 될 것이다.
강물이 될 것이다.
산에서 골짜기에서 들판에서
물을 모으고 숨길을 모아
온 나라를 깊숙이 적셔 기름지게 적셔
문화를 꽃피우고 산업을 튼튼히 세워
모두들 풍요롭게 행복하게 살게하는
깊은 강물이 될 것이다.
나무가 될 것이다.
하늘의 정기를 끌어들이고
땅의 힘을 빨아들여
스스로 몸통을 아름답게 키우고
마침내 그 잎과 꽃과 열매와 노래가
방방곡곡 안 가는 곳 없이 뻗으면서
만년 이 땅의 꿈이 되는
크고 우람한 나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