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page

58 2024년 5월 Special Theme    월간 『순국』 400호 기념특집 ‘순국선열유족회 『순국』 발간과 독립운동가들의 기록 편찬’ 적 차별이나 봉건적(家父長制的) 관념, 소수자나 약 자로서의 의식이나 생활사(微視史)의 일단을 생생하 게 재편,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은숙, 『서간도 시종기(始終記)―우당 이회영의 아내 이은숙 회고록』(일조각, 2017)는 저명한 독립 운동가이자 아나키스트 이회영의 아내 이은숙의 회 고록이다. 이 책은 초판이 1975년, 두번째 판본이 1981년에 나왔는데, 36년 만에 새로 나왔다. 1975 년 『민족운동가 아내의 수기―서간도 시종기』(정음 문고)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는데, 제1회 월봉저작 상을 수상하였다. 내조를 맡았던 여성 특유의 시각 으로 담담하게 만주 독립운동과 망명생활을 회고, 증언하였다. 중국 동북지역에서 남편과 가족의 독립운동을 돕 고, 적극 나서기도 했던 이상룡의 손자며느리 허은 (許銀, 1909~1997)은 주로 여성들의 활동을 회고하 는 기록을 남겼다. 이러한 기록은 연구자들에 의해 ‘독립운동’이라는 적극적 시각으로 재해석되기 도 한 다. 누군가의 아내, 조력자가 아닌 정치적 주체로서 여성의 위상을 밝히고 여전히 부차적으로 취급되고 있는 ‘재생산노동’을 적극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 허은은 회고록(허은[구술], 변창애[기록], 『아직도 내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 - 독립투사 이상룡 선생 의 손부 허은 여사 회고록』, 정우사, 1995 ; 민족문제 연구소 2010년 재간행)을 내서 여성들의 독립운동 과 뒷바라지 내용을 담담하게 진술하였다. 이 책을 구술한 허은(許銀, 1907~1997)은 1915년 아홉 살 어린 나이에, 만주로 망명한 허씨 일문을 따 라 만주 영안현으로 이주했다. 열여섯 살이던 1922 년 고성(固城) 이씨(李氏) 집안으로 출가하여 1932년 시조부 석주 이상룡 선생의 서거로 귀국할 때까지, 석주 선생과 시아버지 동구 이준형 선생, 그리고 남 편 이병화(일명 李大用, 李拓)를 뒷바라지하며 만주 독립운동의 현장에서 온갖 고난을 함께하였다. 안중근 의사가 자신의 32년 역정을 정 리한 『안응칠 역사』 필사본 일부(중앙 일보 제공) 이회영의 부인 이은숙이 쓴 『서간도 시종기』 초 고 본(서울역사박물관 제공) 허은 구술 회고록 『아직도 내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 - 독립투사 이상룡 선생의 손 부 허은 여사 회고록』(정우사, 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