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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의 등불이 되어
대지를 향해 작렬하는 태양도 기쁨 넘치던 그날 조국의 산하를 지켜보았으리라. 치욕당한 분로로 숨막히는 광음속을 우리는 무엇을 갈구하며 살아왔던가. 나를 위해 삶을 지키지 않고 우리를 위해 죽음의 길을 택하신 님들 앞에 무거운 침묵만이 가슴벅차 오르네. 사비성 에워싸 백마강 감도는 삼충의 고장 면면한 애국혼 길이 살아 숨쉬니 길은 달라도 오직 한뜻 치욕당한 날부터 광복찾은 그날까지 모든 것 버리고 오직 한길 망국의 비운속 나라밖 나라안에서 의병분기 독립군 가담투쟁 군자금 조달 삼일만세운동 항일단체투쟁 투혼을 불태우신 그 충의 겨레의 숨결속에 길이 살아 숨쉬네. 나라 찾은 반세기 어두운 사연들이 숱하게 지나간 역사 앞에 한겨레 이루어야할 한줄기 소망이 한맺혀 놓였습니다. 님이여 님들이시여 둘이 아닌 하나가 되도록 너와 내가 아닌 한겨레 되도록 칠천만의 소망을 옷깃여며 머리숙인 우리앞에 꼭 이뤄주옵소서. 님이여 님들이시여 님께서 남기신 뜨거운 가슴속에 어두운 하늘 밑에 뿌리신 충혼 겨레의 가슴속에 의미로 살아 나라사랑 내몸같이 갖게 하소서. 온겨레 소망의 등불이 되어 우리곁에 평안히 영면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