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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주명천 망향비는 지난 1998년 도로확장으로 사라졌다. 그렇 다고 망향의 슬픔도 함께 잊혀졌을까? 고향에서 내려온 지 70년 의 세월이 지나도 분단의 상황은 변함이 없고 실향의 아픔은 끝나 지 않았다. 후손들의 의식 속에 분단과 실향민의 한은 아련한 부모 세대의 기억으로 점차 잊혀져 가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분단의 시 대가 끝나지 않는다면 실향의 트라우마는 어떤 형태로든 계속 대 물림될 것이다. 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속초는 실향민의 도시이다. 그러 나 이제 속초는 단순히 실향민이 많이 사는 도시만은 아니다. 먹 고 살기 바쁜 시절, 개인의 아픔으로 삭히거나, 같은 고향사람들 끼리 서로 위로하며 달래 온 실향의 정서와 문화가 이제는 속초의 문화 정체성을 보여주는 지역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실향민의 도 시 속초의 문화적 본성이 유감없이 표출되어 다양한 문화예술로 꽃을 피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