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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혼비 일찍이 의령 부림고을의 물과 흙으로 잔뼈가 굵어졌던 아들들이 6·25 싸움때 나라와 겨레의 명령에 순종하여 하늘과 바다와 물에서 용감히 정의를 세우고 여기 마흔여덟 기둥의 넋이 되어 잔다. 수많은 목숨은 갔어도 나라는 남고 나라위한 주검으로 사랑은 살아있다. 나라와 사랑을 천추에 살려 꽃피우기 위하여 젊고 늙은 피와 살을 원수의 총탄앞에 부딪쳐 싸워 기꺼이 기름이 되고 기름이 된 그들의 사랑을 길이 섬겨 잊지 않고 고마움의 은혜를 매양 생각하며 아로새기기 위하여 고을사람 모두의 정성으로 푸른 나라의 하늘아래 돌을 깎아 세우노니 이름하여 충혼비라 하는 것이다. 나라 아래서 다시 못 만날지라도 유구한 역사로서 이어질 새로운 하늘아래 주검없이 영영 살아있을 귀여운 영혼의 보람만은 비바람을 꺾어 높이 솟아 남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