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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2024년 3월 Special Theme  3 · 1운동 105주년특집 “3 · 1운동의 지역적 전개양상과 특징” 이, 담뱃대직공, 머슴 등 안성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소상인과 행상 등이 많았다. 그와는 달리 구 양성군 지역의 원곡 · 양성 만세운동은 마을공동체에서 시작 해서 마을과 마을, 원곡면과 양성면의 즉흥적 연대 에 의해 시위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진 경우이다. 마 을 단위로 동원된 농민들이 만세운동의 주역이었으 며, 일제에 의해 강제로 안성군으로 통합되었다는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이 그런 폭발의 주요한 원인 이었다. 구 죽산군에서는 전통적 중심지였던 이죽면 소재 지의 보통학교 학생들과 상인들, 그리고 인근 농민 들이 합세하여 만세운동을 벌였다. 죽산시장에서 벌 어진 시위에도 조선시대에 이웃 지역을 통할하던 군 영이었다가 안성군에 폐합된 이후 쇠락하게 된 구 죽산면 주민들의 불만이 작용했다. 그런데 원곡면과 양성면 농민들이 구 양성군의 중심지였던 양성면 동 항리로 결집한 것과는 달리, 구 죽산군에서는 그런 연대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구 양성군과 같은 폭발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안성읍내와 죽산시장의 만세운동은 일상에 서 서 로 다른 계급적 · 계층적 · 사회적 조건에 처해있는 민 중들이 ‘독립’에 대해 가졌던 다양한 상상이 구체적 인 시공간에서 연대한 사건이었다. 반면 구 양성군 일대에서 벌어진 만세운동은 농촌공동체의 놀라운 동원 능력을 보여준다. 3 · 1운동에 참가한 민중의 마음 원곡 · 양성 만세시위에 참가했다가 체포되어 재판 에 넘겨진 한 농민은 예심판사 앞에서, ‘총독정치’에 대해 불평은 없으며 “합병 이래 모든 일이 발전했으 니까 좋기는” 해도, 비록 “독립하게 될는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독립국의 백성이라는 말을 듣는 편이 더 좋으므로 독립을 바”랬다고 진술했다. 안성읍내에 서 만세를 부르다가 붙잡힌 한 행상은 “수일 전부터 읍내의 사람들이 만세를 불러서 나도 어쩐지 만세 를 부르고 싶은 생각이 나서 다중에 가세”했으며 “순 2023년 안성 4 · 1만세항쟁 기념 ‘2일간의 해방’ 행사 모습(안성문화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