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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 ① ② (1) 추모시 작시: 김요아킴(본명:김재홍) 비는 끊임없이 개토를 요구했다 반백년넘게 봉인된 진실은 금기와같은 동의어로 마을 뒷산 골짜기에 팽게쳐저 있었다 큰비는 그날 날조된 지문을 지우려했다 한때 식민치하의 폐광속, 비릿한 생들은 또다시 유전되어 붉은 울음으로 매캐한 화약내을 응시하고있었다 학살이 시작된 그날도 비가 내렸다 눈먼 이데오로기에 줄줄이 묶이여 이름마져 호명되지 못하는 자리, 지켜줄 그어떤 배심원도 존재하지 않았다 총소리는 하늘에 큰 구멍을 내었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물에 섞여 허연 광목천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핏빛기억들은 이승을 떠나지 못했다 도둑마냥 세월이 숨어지냈다 웅크리고 보듬은 뼈 마디마디엔 그날을 증언하지못한 녹슨혀와 깨진 안경 하나가 둥글게 발견되었다 그날의 꽃무릇들이 하염없이 비에 젖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