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page
390page
영주 평화의 소녀상
나비의 기억 - 고진권
꽃도임도 시들었다. 산도 강도 남김없이 지워져 버렸다. 탐욕과 야만의 숨결만이 날카롭다.
나비는 날아오른다. 힘겨운 날개짓에 그림자만 어지럽고 열새베 겹겹이 열끼 가득하다.
나비의 눈물 나비의 고통 견딜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외롭고 무서운 그 길의 기억
애잡짤한 넋의 흔적 풀잎에 맺히면 나비는 이따금 살아있음을 보여주듯 날개만 사르르 사르르
잉큼잉큼 나비는 그동안 흘린 눈물을 모아 부활의 불꽃으로 춤을 춘다. 그러면 우리는 나비의 날개 위에서 소녀를 만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