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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에서 – 최원
남은 귀향길 삼백리
도루묵 그물털이가 한창인 속초항에서
비린 개바람 타고 훌쩍 원산항으로 날아간다
명태 따는 엄마를 손 풍로 위에서
익어가는 명란구이
동네 개패장이 모다귀에 실명하는
덕장의 북어들
안변 능금밭에서 저절로 익어가던
한 알의 추리
청어 미끼로 낚아 올리던 철공장 석축의
뒤룽 털게
그 신명을 개천에 띄우고
희희낙락으로 맥 감던 우리들
만나고 싶은 유년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살 길 찾아 떠난 연어 떼가
왜 남대천으로 되돌아올까
살 길 찾아 떠나 온 내가
왜 그 곳을 못 잊어 할까
탓하지 마라
내가 자라던 그 일상의 습관
그 시절의 이슬 같은 순수가
방울방울 이어진 몇몇 기억이
아스라이 살아 있는 그 곳
죽어서라도 동해 바다 큰 너울에 올라앉아
흘러 흘러 그 곳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