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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어린 나비여 - 김영
돈 벌러 가는 줄 알았던 누이는 우리들의 어린 나비는
어머니 손을 놓치지 않고 싶고 푸른 들판을 더 넓게 안아보고 싶어 순한 날개를 퍼들거렸습니다.
그날, 쨍쨍하던 햇살 위로 먹장구름이 몰려오고 있었습니다.
어린 누이들을 태운 기차는 모든 것을 예감한 듯 소리쳐 울며 울며 정든 고향역을 떠났습니다.
햇볕 한 조각 없는 방 비바람과 천둥이 여린 날개를 짓누르고 짓찢어 전쟁의 먹이가 되어버린,
그렇게 살해당한, 어여쁜 나비여 우리들의 아픈 나비여
오늘 우리가 누이들의 고운 꿈을 위로하며 어루만지며 여기 소녀상을 세웁니다.
다시는 꽃다운 누이들을 내어주지 않겠습니다.
피맺힌 그 슬픔을 날마다 우리가 닦아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