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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병옥은 이 한식의 절기를 가리어 아버지와 어머니의 은덕을 추모하는 정성으로 이제 두 분이 안식하시는 이 무덤 앞에 이 비석을 삼가 세우나이다. 아버지께서는 저를 늦게 두신 까닭으로 유달리 저를 고이시고 선비의 셋쨌집이므로 살림이 그대지 넉넉지 못함에도 거리끼지 않고 저의 교육에는 특별히 유의하셔서 온갖 것을 애끼지 아니하셨읍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일생을 통하여 외에 굳세시사 불의를 미워하심과 작은 절개에 굽히어 큰 절개를 더럽히지 아니하시는 그 장부의 긔개는 자식의 처세에 크나큰 감화력이 되었나이다. 어머니께서는 집안의 갖은 파란과 빈궁 질병 그 모든 고초를 겪으시면서 저의 형제의 양육에 자모로서의 모범적 희생을 다하셨읍니다. 어머니의 가이 없으신 자비심 그 인정다우신 일생의 생활은 저의 대인접물에 큰 교훈이 되었나이다. 아들은 소년 때 부터 집을 떠나서 다른 지방에 또는 타국에 가서 근 이십년 동안 학문을 닦기와 그리고 왜적의 압박때문에 일어난 한 몸의 풍파를 말미암아 아버지와 어머니를 가까이 모시며 봉양함에 효성을 다하지 못하였고 아버지께서는 저의 옥살이하는 동안 한을 품으시고 돌아가셨읍니다. 이런 사실을 회고할 때에 아들의 마음은 더욱 슬프고 그 한은 창천에 사모치나이다. 그러나 두분의 형령은 안심하십시오. 우리 조선은 해방되었읍니다. 그리고 자주독립의 완성할 날도 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아들도 건국을 위하여 마땅히할 노력을 다하고 있읍니다. 저의 형제의 안해 둘과 십이명의 유손들이 다 충실히 활동하오며 혹은 학업에 힘쓰고 있읍니다. 단군기원 사천이백팔십일년사월이십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