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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향송
창밖에선 흥겨운 격양가가 들려오건만
우리들은 고향잃은 서글픈 나그네들
세월의 가시밭 길을 더듬으며 걸어 갈때도
우리들은 두고 온 고향산천을 잊어본적이 없었도다.
삶의 골짝을 헤매이며 돌아갈때도
우리들은 두고온 부모형제를 잊어 본적이 없었다.
떠나올때 뒤돌아보기 싫던 얄구진 저 고향 하늘가에
황용산만 바라보는 서글픈 마음! 마음들!
댓돌위에 떨어져 천조각 만조각으로 부서져
흩어지는 낙수물 한방울도 서로 다시 만나는 날 있는데
우리는 같은 구만리 푸른 하늘 아래이며 같은 삼천리 따위가 않이 었든가?
이제 우리는 통일의 그날을 애타게 기다리다가
끝내 타향에서 작고한 우리 안변군민들의 한서린 유택으로써
여기 포근하게 진혼의 장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선열의 피를 받은 우리들의 가슴속에는
조국을 사랑하는 붉은 피가 끓고 있다.
아! 조국통일의 그날을 위하여 내고향산천을
다시 찾아가는 날을 위하여
우리는 우리는 조상님께 두손모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