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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실 향 민 의 삶 락여인들이 낮밤을 가리지 않고 거리를 배회하면서 호객행위를 해 많은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기에 엄중 단속한다고 했으며, 이들을 교외 일정한 장소에 거주토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당시 속초에 수도(首都), 미미(美美), 문협(文協), 청년극회 4개 악극 단이 속초의 밀림극장과 고성 천진극장, 전방의 군부대에서 공 연을 하고 있었다. 신문에는 쿠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다방 미 완성, 다방 칼멘의 광고도 실렸다. 실향민에게 큰 위안이 된 고복수·황금심의 고향다방 1950년대 수복된 속초에서 실향민에게 큰 위안을 주는 곳이 있었다. 가요 「타향살이」로 유명한 고복수와 가요 「알뜰한 당 신」으로 유명한 황금심 부부가 운영한 속초의 고향다방이다. 월 간조선 2002년 1월호에 가요연구가 이동순 교수가 쓴 「한국가 요 베스트 20」을 보면 고복수·황금심 부부는 1953년 초반부 터 속초에서 고향다방을 운영한 것으로 확인된다. 1953년 초반, 그러니까 휴전이 조인되기 이전에 고복수, 황금심 부부는 강원도 속초지구의 군부대에 위문 공연차 왔다가 속초에 잠 시 눌러 살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5사단 28연대에서 사병으로 근무 했던 분의 회고에 의하면 고복수의 노래에 몹시 심취한 장교 한 사 람이 그들 부부를 붙잡아 두고 속초 시내에 다방을 차려 주며 생계 를 이어가도록 하였다. 모두가 살기 힘들었던 시절, 이것은 대단한 배 려였다. 계급이 대령이었던 그 장교의 이름은 고복수와 성씨가 같은 고백규라고 하였다. 왕년의 인기 가수 고복수는 유달리 커다란 키에 기린처럼 구부정 한 자세로 다방 안의 여러 가지 일들을 보며 타조처럼 성큼성큼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