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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창 백낙주 선생 비문
일월은 자연의 등불이요 지수와 귀
덕은 인간의 광명인저 일월이 없으면
자연은 소멸하고 지수와 귀덕이 없으
면 인간의 고귀함도 찾을 수 없으리라.
유구한 역사를 통하여 지상을 거쳐간
사람 그 수 헤아릴 수 없으되 인간의 고
귀함은 오로지 지순지고한 지수와
귀덕을 청사에 남긴 의인의 행적으
로만 유지될 뿐이며 어찌 일신의 투
안에만 급급한 우맹들의 관지할 바
이리요. 소아의 행불행을 초월하여
제세구민에 시종한 생이야말로 민족영
달의 빛이 될 것이요 인류영세의 사표가
되리라. 그러나 민족의 등불과 인류의
사표는 천세에 한 사람 얻기 어려운 것인즉
이는 항상 민족과 조국이 존망의 위기에
처했을 때 하늘이 내리신 사자라 할지
로다. 여기에 영면하신 세창 백낙주
선생은 국파민멸의 참경에 처했을 때
이 겨레에 주어진 하나의 뚜렷한 등불
이라. 그로 인하여 민족의 영예를 면면
히 유지할 수 있으니 거룩한 그 지조와
거적 과연 인류의 황황한 명촉이라
할진저 필설에 절하는 살신성
인의 행적일단을 편석에 새기는 이
유 또한 여기에 있도다. 무릇 인간만사
가 우연이 아님인즉 경세의 지사 수원
백씨 세창공은 신라조 광록대부 자
경공 후예로서 문인 ?제공의 독자
로 평북 정주에서 태여나 8세 시에 한
문사숙에 입학하여 총명영오한
수재의 칭예를 받다. 16세 시에 여
조의 공신 숭겸공 후손 녀 평산 신씨와
작배하여 화락한 가정을 이루었으나
비운에 싼인 조국의 부름에 흔연히
소아를 버리고 대의에 순하는 구국제
민의 길에 나아가게 되었으니 어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