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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비
동행(同行) - 함께 길을 걸어가는 사람 -
우리는 인생을 살며 수많은 길을 걸어갑니다. 누군가와 함께 걸어가는 길이 있고, 홀로걸어가는 길도 있습니다. 알 수 없는 운명에 끌려 걸어가는 길이 있고, 스스로의 선택으로 걸어가는 길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반드시 가야만 했던 길. 하지만 함께 가지 못했던 길이 저마다의 길을 걷기에 바빠서, 나의 길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관심할 동안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길과 알려진 204개의 길이 닫혀버렸습니다. 우리는 이제 그 길을 다시는 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가 걸어갈 수 있는 35개의 길이 남아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우리는 그 길을 함께 걸어가고자 합니다.
당신의 '동행'이 되어, 그 35개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 되어, 그 길을 평화로운 나비의 날갯짓과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지금 고인이 되신 할머니, 그리고 남아계신 35분의 할머니께 약속드립니다.
잃어버린 할머니의 인권과 명예를 회복하고 그간의 무관심에서 벗어나 여린 소녀들의 아픔을 함께 하며 뉘우치지 못하는 자들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아직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서글픈 나비의 사연을 전하겠습니다.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고, 숨겨진 역사의 진실을 알려 우리 민족의 혼을 깨우칠 수 있도록 우리 목포마리아회고등학교는 '우리역사 바로알기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않고 추진하겠습니다.
2017년 깊어가는 가을 하늘 아래에서 당신께 드리는 이 약속을 잊지 않기 위해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