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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빗돌 세운 뜻은
송악산 앞바다는 어제처럼 푸릅니다.
산방산 끝에 닿을 절규하던 그 울음이
오늘은 메아리되어 뼛속까지 스밉니다.
오손도손 모여 앉아 식은 밥 나눠먹던
가난한 이웃들을 돌아보며 끌려가던 그 날도
하늘은 온통 오늘처럼 타더이다.
6.25 포성에 놀라 잠들지 못한 밤에
견우와 직녀 만나 맺힌 정을 풀던 밤에
어쩌면 바로 칠석날 긴 이별이 되더이다.
우리들 가슴에 박힌 총알을 누가 뺴랴
해마다 칠월이면 아물 듯 도지는 상처
역사도 막힌 것 뚫어야 제자리로 흐릅니다.
죄 지은 자 하나 없고
죄없는 자만 묻혀
백 서른 돌 뼈가 엉켜 한 자손이 되옵니다.
이 설움 시대를 탓하며 옷호매를 적심니다.
억울한 죽엄에는 꽃이 핀다 하더이다.
빨간 전설로 피어 새가 운다 하더이다.
석류꼬 가슴에 피어 붉게 타게 하소서
진실을 빗돌에 새겨 참역사를 세웁니다
향 피워 두 손 모아 술잔 가득 따르오니
다 잊고 이 땅을 안나 고이 편히 쉬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