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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을 경계하며 장부가 죽을지언정 어찌 왜놈과 양놈에 물들겠는가? 너 또한 동방의 좋은 이름 지었네. 촘촘히 꿰만 옷, 몸가리기 어렵고 성긴 짧은 머리, 형체 잊기 쉬워라. 임금도 없고 애비도 없는 이 애처러운 물건 중도 아니고 속인도 아닌 것이 어디에서 태어난 것일까? 만약 조상의 영혼이 계신다면 천추에 통곡하는 울음소리 끊이지 않으리. 화봉유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