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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기다리다 - 신지영 아득한 비망록은 돌아누운 어머니의 눈물이다. 뱃고동 소리 가득한 항구의 품을 뿌리치지 못한 외침이다. 시퍼런 갈기 세운 파도가 도적의 가시를 한사코 밀어내다 어둠을 휘저은 몸부림이다. 메마른 침묵은 빈 의자에 박힌 옹이를 도려내다 덜미까지 잠긴 피울음이다. 상처를 매만지는 기다림이다. 용서의 맨발로 낯선 길을 걷는 자유 그리고 평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