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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동족이 상잔하던 6.25전란에 물밀듯 한 적군의 사나운 발굽 아래 나라의 명운과 겨레의 평화가 누란의 위기에 다다르고 우리 고장에서 고국의 옛 터전에 누려온 단란이 거센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롭게 되자 이서중학 1기생은 모두 혈서로서 나라와 겨레와 고장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을 다짐하고 일어섰다. 이때 자원입대가 허락된 31명의 동창은 구국의 전열에 앞장서서 폭탄과 총탄이 비 오듯 하던 마지막 보루 포항, 영일, 영천등 지구전투에서 빛나는 전공을 세우고 죽음을 무릅쓴 북진의 최선봉을 맡아 청사에 길이 빛날 용맹을 떨쳤다. 3년에 걸친 전운이 걷혔을때 그 꽃다운 목숨을 조국수호의 제단에 바친 참전동창의 영현은 4위에 이르렀으니 남은 우리는 어찌 그 거룩한 희생과 사랑을 한시인들 잊을 수 있을것인가? 휴전 30년. 한 세대가 지난 오늘 다시금 그때 가슴마다 불타올랐던 국난극복의 열정과 슬기를 일깨우며 길이 머리를 조아려 운명을 달리한 동창영의 넋을 기리고자 여기 정든 모교 동산에 돌을 세운다. 이서의 건아들이여 이 돌에 새겨진 뜻을 살피고 이 돌이 간직한 마음을 헤아려 이 돌이 배움의 터전에서 오래도록 빛이 되게 하여라.
1986.6.25 예용해 지음 조병욱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