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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유적지 - 박성내 / 소재지 : 제주시 아라2동 2425번지 일대 박성내는 4.3 당시 토벌부대인 국방경비대 제9연대의 일상적인 학살터였다. 토벌대는 1948년 11월 이후 이곳에서 주민들을 자주 처형했다. 그 중 가장 비극적인 사건은 12월 21일 조천면 일대 주민 100여 명이 집단 학살된 이른바 '자수사건'이었다. 1948년 11월 이후 제주도 중산간 마을 대부분이 토벌대에 의해 불탔다. 이때 산으로 피신하는 주민들도 있었지만 해별마을로 내려가라는 토벌대의 명령에 따랐던 사람들도 많았다. 1948년 12월 중순, 토벌대가 조천면의 해변마을을 돌며 "좁쌀 한 줌이라도 산에 올린 사람은 자수하라, 그러면 양민증을 발급할 것이다!"라고 선전했다. 이에 중산간 마을에서 피난 온 주민은 물론 해변마을에 거주하던 젊은 남자들이 너도 나도 자수대열에 합류했다. 조천면 일대는 무장대의 세력이 비교적 강하여, 자의든 타의든 조금씩의 협조를 안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2주일 뒤인 12월 21일 이곳에서 집단 총살당했다. 토벌대는 시신 위에 휘발유를 끼얹어 불을 질러버렸다. 박성내는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악몽으로 남아있는 곳이지만 현재 그 아픔을 증언하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