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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동학농민혁명 기념비
갑오년(1894) 동학농민혁명은 우리 근대사에 민족 운동의 효시였다. 반봉건 반외세의 깃발 아래 이 땅의 자주와 민권을 수호하려는 의분의 봉화가 전국에 솟아오를 때 상주 동학농민도 혁명의 횃불 높이 들어 봉수에 불을 당기었다. 상주 동학농민혁명은, 항상 낮은 곳에 있으면서도 국가와 민족이 위난에 처하였을 때 목숨을 바쳐 호국의 수호신으로 승화한 거룩한 삶이 이 땅 이 민족 생존의 맥이었음을 증언하여 왔다. 비록 이 혁명이 겉으로는 봉건 지배 세력의 탄압과 일제의 무력개입으로 좌절되었지만 그것은 도리어 어둠을 내쫓는 불꽃으로, 침묵을 일깨우는 함성으로, 굴종을 거부하는 자존으로 되살아나 민주와 민본, 인간 존엄과 인간 중심을 이념으로 하는 동학정신의 씨가 되어 한국사에 길이 푸를 진실의 나무를 심어 놓았다. 동학혁명 백주년을 맞아 동학농민의 의기로운 외침과 행위를 본받아 이어가고자 남천 소호공원에 훼상되매 상주시가 빗돌과 자리를 마련하였고 기념사업회에서 천봉산 일북천에다 기념상 건립시의 정신을 새로이 담아 이 기념비를 세우게 되었다. 상주 동학농민혁명의 민족사적 의의를 일깨우는 이 기념비야말로 가장 순박한 이들의 참 목소리와 분노가 얼마나 무섭고 위대한가를 실증하는 역사교육적 표상이요, 나아가 상주인의 자존심으로서 상주의 미래를 열어갈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 늘 이 자리 지켜갈 것이다.
단기 4341년(서기 2008년) 10월 일
상주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회 글씨 윤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