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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령전(靈前)에
겨레의 함성(喊聲)이 이 강산(江山)을 뒤흔들었던
차가운 서리 내린 기미년(己未年)의 봄
조국(祖國)의 깃발을 들고 님은 일어섰습니다
활활 타오르는 젊음을 쏟아
꿋꿋한 정신에 피와 땀으로 한데 얼려진
오 그님은 정규환 열사(鄭圭桓 烈士)
용기(勇氣)여 정열(情熱)이여, 뜨거운 충절(忠節)이여
피 끓는 청춘(靑春)의 몸과 마음 다 바치고
배달의 나라 무궁화(無窮花)꽃 가지마다
서리서리 맺힌 울분(鬱憤) 통한(痛恨)으로 남겨두고
님은 영영 떠나고 말았습니다
모질게 물어뜯던 살쾡이 이빨 사이
한을 풀지 못하고 구천을 헤맨 80여성상(餘星霜)
이제사 님의 혼(魂) 고향(故鄕)에 돌아와
이 언덕 송백(松柏)의 굳은 절의(節義)
어릴적 천렵(川獵)하던 금호강(金湖江)을 굽어보면
금구엄수혈(金龜欽水穴)의 명당(明堂) 유택(幽宅)을 마련했습니다
살쾡이 만행(蠻行)에 묻혀버린 그 보배
돌에 새겨 비석(碑石)으로 세우고
한아름 꽃다발을 령전(靈前)에 바치오니
별빛이 되어 달빛이 되어
동방(東邦)의 금수강산(錦繡江山)을 밝게 비춰 주소서
님의 유택(幽宅)에 송백(松柏)을 심어놓고
눈서리 찬바람에 꿋꿋이 서 있을적에
배달의 아들 딸 님보듯 하오리다
2000년(경진) 6월 일
문인협회 회장 김성진 짓고
건립 조카 정백석 쓰다
이곳 지사영혼은 2005년(을유) 11월 11일
국립대전 현충원에 안장
(애국지사 3묘역 제22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