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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의해 꽃다이 맺히는 생명이여 여기 묶인 삶에 타협함이 없이 허위와 폭력이 지배하는 시대의 어둠을 깨치며 의연히 죽어 간 그대 제 생명 소중한 줄 알고 제 살붙이 사랑한 그였지만 압제의 늪에서 한 목숨 이어 도적을 살찌우고 강요된 거짓 윤리에 순응하여 반역의 무리 앞에 머리 조아리느니 스스로 제 목숨의 질긴 줄을 끊고 애통하는 땅 위에 고운 피 흘리었다 가득 찬 밥으로도 채울 수 없었고 넘치는 술로도 달랠 수 없었던 주림과 목마름은 살아 있는 우리의 몫으로 남겨졌건만 갇힘을 통해 비로소 열리는 자유 죽음에 의해 꽃다이 맺히는 생명 이 뒤집힌 역사의 현실 속에서 우리 어찌 그대를 죽음이다 말하랴 아 아 진성일 민주 열사여 그날 가슴을 쥐어뜯는 오열 속에서 불살랐던 것은 그대의 죽음이 아니라 다만 그대 벗어 놓은 껍데기였을 뿐 그날 치 떨리는 노여움에 목 놓아 불렀던 노래는 그대 되돌아옴을 보며 움켜쥔 투쟁의 다짐이 아니던가 도살당한 민주의 되살아남 동강 난 이 땅의 통일 억눌리었던 민중의 해방을 위해 열사여 우리 그대와 함께 나가니 아 아 새날 새 땅이 열린다. 분단 조국 43년 11월 어느 학우의 글을 돌샘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