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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묵죽과 묵매 박익 묘의 벽화 중에서 특이하게 생각되는 것은 이례적으로 묵죽(뿔竹)과 묵매(뿔梅) 가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圖25-26) 특히 이것들이 인불풍속화와 함께 그려져 있는 것 은 달리 선례가 없다 유일한 예가 되고 있어서 특기할 만하다 앞에서도 지적하였듯이 대나무와 매화는 동벽과 서벽에서만 확인된다 남벽에는 전 혀 그려져 있지 않고 북벽의 경우에는 벽변의 박락으로 인하여 확인할 길이 없다 동 벽의 북쪽 여백과 남쪽 여백, 서벽의 남쪽 여백에 그려져 있는 것들은 쉽게 확인된다 동벽의 인물군들 사이에는 부분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아 러한 사실들을 종 합해보면 대나무와 매화는 본래 동벽과 서벽의 양쪽 끝의 여백과 인불군들 사이 등, 각벽에 네군데, 도합 여닮군데에 그려졌었을 것으로 판단된다(圖2,3). 그러나 벽면의 훼 손과 박락으로 인하여 그중 일부만이 현재 남아 있는 것이다. 현재 남아 있는 대나무와 매화그림 중에서 제일 중요시되는 것은 동벽과 서벽의 남 쪽 끝에 그려져 있는 것들이다(圖25,26). 동벽의 남쪽 끝 여백에 그려져 있는 것을 보 면 비스듬히 서 있는 바위의 뒷편에 모습을 드러내는 대나무와 매화가 그려져 있다 대나무는 농묵을 써서 介자 모양의 잎들이 한번의 붓질로 잎파리 하나를 그리는 일필 일엽식(一筆一葉式)으로 묘사되었을 뿐 줄기와 마디는 표현되어 있지 않다(圖25). 介자 모양의 잎을 표현한 것을 보면 중국의 묵죽화볍(뿔竹畵法)에 대한 지식을 화가가 가지 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매화는 농묵으로 그려진 가지들 위에 작은 동그라미들로 표 현된 꽃들이 올망졸망 붙어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간편한 표현으로서, 꽃술이나 잎들 은 묘사되어 있지 않다. 바위는 선으로만 표현되어 있는데 갈필(펌筆)의 취가 엿보인 다. 이러한 특징들은 서벽의 남쪽 끝에 그려져 있는 매죽도에서도 마찬가지로 엿보인 대圖26). 이처럼 바위와 대니무 등의 식물이 함께 어우러진 모습으로 그려지는 경향은 원대 초기 조맹부(趙굶뼈)의 「과목죽석도(뚫木竹石圖)J 등의 예에서 보듯이 원대에 자리잡힌 주제라 할 수 있다(圖27).23) 바위와 대나무의 결합, 介자 모양의 죽엽들, 갈필의 취가 엿보이는 바위묘사 등은 한결같이 원대 문인화의 영향을 시사한다. 23) 李成美, r中國 · 元 · 明의 續畵」 東洋의 名畵4(三省出版社, 1985), 圖32-39 참조, - 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