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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길손이여. 이 글월에 걸음을 멈추시랴! 젊어선 조국과 겨레를 위해 몸을 던졌고 절개와 지조로 일제에 항거한 어른을 명기함인저 - 공은 1890년 의령여씨 휘 선재 29세손이며 고는 휘 민규이며 비는 나주 임씨로 칠곡면 도산리서 출생하니 자는 응순 호는 도와이다. 일찌기 망국의 한을 품었다가 기미독립만세때 사종 세병과 더불어 동지를 규합. 분연히 일어나 군중들에 앞장서 칠곡면소를 타격하는 등 독립만세를 선창하였으니 그 메아리치는 서부일원을 여울졌다. 왜경에 피체된 공은 진주검사국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대구 서울 마포형무소를 전전 이감돼 갖은 고초를 겪은 끝에 1년여 뒤 출옥했다. 그 후 일제 감시하에 조국 광복을 확신한 공은 끈질긴 협력과 회유책에 불응하며 절개와 지조로 일관하다 1955년 65세를 일기로 영면하였다. 1964년 의령군수는 공을 포상하였고 1982년 정부는 공에 독립유공자로 대통령포상을 추수하였다. 경남지사와 의령군수는 공의 묘역정화사업을 수행한 바 이에 뜻있는 여러 인사들과 함께 추모의 비를 여기 세우는 터이다. 무릇 한 개인의 부귀영화는 시대에 따라 뜬구름처럼 사라지나 공의 지조와 절개는 역사와 함께 새로우니 그 행적을 길이 만세에 전하고자 함이로라.
1984년 11월 일 경남대학교 교수 법학박사 이종상 찬 우촌 심철호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