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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김주원 한글학회 회장 19 마저 있는 듯 하다. 이에 대해 김 회장께 이러한 현상 에 대한 간단한 의견을 물었다. “우리말 우리글에 대한, 이전과는 다른, 자존감과 주인 의식이 필요합니다. 우선 정부나 지방자치단 체, 공공기관 등에서 쓰는 공공언어(公共言語)를 온 국민이 잘 알 수 있는 말로 해야 하고, 개인의 말도 품위 있고 교양있게 말해야 합니다. 글을 쓸 때도 가 능하면 한글로만 쓰고, 꼭 필요한 외국 글자는 괄호 안에 쓰도록 해야 합니다.” 매우 간결하면서도 핵심적인 답변이었다. 그의 사무실 앞면에는 1942년 일제 경찰 당국에 잡혀 수난을 당했던 소위 ‘조선어학회 사건’ 당사자 33인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김 회장은 이 사건으로 고초를 당했거나, 사망·순국한 2인(이윤재, 한징)의 유족들이 ‘조선어학회 선열유족회’를 조직하여 관련 추모사업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는 광복 80 주년, 을사늑약 120주년, 한일협정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와 관련된 학회의 사업을 묻자 평상시에 도 여러 가지 관련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그 중에 서 국어문화원연합회와 함께 ‘우리말 보람 공모’ 사 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또 위 선 열 관련 중요한 날짜에 관련 소식을 월간지 『한글새 소식』에 싣고 관련된 글을 실어서 추모하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가을이 실감나는 때, 더욱이 한가위(추석)를 전후 하여 일주일에서 열흘에 이르는 유례없는 연휴가 코앞에 다가와 괜히 마음이 바빠졌다. 오늘날 21세 기 ‘국제화, 세계화의 시대’에 오히려 한글과 우리 말, 역사·문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글학 회가 부디 우리 민족의 얼과 글을 지키고, 나아가 세 계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우리 문화의 뿌리를 튼튼 히 하는 데 앞장 설 것을 기대하면서 한글회관을 나 섰다. 독립운동의 대부 백범 김구 선생은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하지 않았 던가! 한글학회 사무실에 걸려있는 ‘조선어학회 수난(1942~1945)을 겪 은 33선열’ 전시판과 사전 등 간행물 책꽂이   김 회장(오른쪽)이 2022년 12월 14일 ‘공공언어 바로쓰기’ 업 무 협약 체결 후 이필형 동대문구청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동대 문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