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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는 한양공대 입학 후 학생운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하여 88년에는 전방입소 반대 특위 부위원장으로 활동중에 6월 구속되어 11월에 집행유예로 출소하였다. 1989년 복학을 하였으나, 가정형편상 다시 휴학과 복학을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변혁운동에 대한 의지를 꺽지 않고 있다가, 1990년 11월 8일 돌연 한양대 교내 건물 옥상에서 민주화투쟁에 제대로 복무하지 못함을 자책하는 유서를 남기고 투신하여 운명하였다. 동지가 남긴 글 - 편지글 응석형 보시오. 형 편지 잘 받았습니다. / 난 형이 어떻게 지내나 했더니 나보다 더 잘지내는구만요. 형 편지 보면서 몇 가지 느낀 게 있는데 하나는 나보다 글씨를 잘쓰구, 또 하나는 글(문장)이 참 멋있습니다. 또, 어려운 상황을 주체적으로 이끌어나가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나는 지금 독거방에서 혼거방으로 전방을 하려고 해요. 현재 나 자신이 스스로 나 자신을 변혁하려는 의지가 부족해졌어요. 그냥 흐르는 세월에 몸만 맡겨 논 셈이죠.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생활하면 50일간의 생활과는 다른 무엇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도 내 몸속으로 민중들의 어려운 삶과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단순히 지식이나 사상 실천의 천박함만으로 이야기 할 수는 없겠지요. 이곳에 와서 느낀 것은 구조적인 모순이라는 말이 실감이 됩니다. 구 · 조 · 적 · 모 · 순 그리고 내가 얼마나 반민중적으로 살아 왔는가, 얼마나 편하게 지내왔고, 내가 고통이라고 느끼는 것들이 민중들에겐 일상생활에 불과하다는 것들, 추상적일 수 밖에 없는 두려움, 고통, 계속 나 자신을 바꾸어 나가겠습니다. 형을 존경합니다. 몸 건강히 잘 계세요. 88. 8. 27. 최응현
출처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