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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을동 항상 물이 고여있는 땅이라는 데서 그 이름이 붙여진 이곳 제주시 화북동 곤을마을(坤乙洞)은 화북천 시류를 중심으로 밧곤을, 가운데 곤을, 안곤을로 나뉘어진다. 곤을마을은 고려 충열왕 26년(서기 1300년)에 병도현에 속한 기록이 있듯이 설촌된 지 7백년이 넘는 매우 유서 깊은 마을이다. 주민들은 농사를 주로 했으며, 바다를 끼고 있어 어업도 겸하면서 43호가 소박하고 평화롭게 살았다. 그러나 4.3사건의 와중인 1949년 1월 4일 아침 9시경 군 작전으로 선량한 양민들이 희생되고 온 마을이 전소되는 불행을 겪었다. 이 어찌 슬프고 억울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 당시 모든 가구가 전소되었고 24명이 희생되었다. 초가집 굴뚝 연기와 멜 후리는 소리는 간데없고 억울한 망자의 원혼만 구천을 떠도는구나! 별도봉을 휘감아 도는 바닷바람 소리가 죽은 자에게는 안식을 산 자에게는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4.3사건으로 이 고장을 지키다 가신 님들의 명복을 두 손 모아 빌면서 다시는 이 땅에 4.3사건과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이 표석을 세운다. 2003년 4월 3일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실무위원회 위원장 제주도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