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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를 다할수있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쉽지아니한 까닭에 효자에게 여작하고 충신에게 추훈하는것이 우리의 역사다 그러나 왜적이 강토를 삼키고 먹구름이 이 하늘을 덮었을 때 충의에 추서할 나라가 없고 위업을 기릴 후손이 없었음은 이 민족 천세의 한탄이 아닐수 없다. 이에 뜻을 같이하는 향인들이 정성을 모아 우리 고장이 낳은 거룩하신 선인의 발자취를 영구히 후손에게 남기기 위하여 이 비를 세우게 된것이다. 무릇 정기가 살아있는 민족은 흥하고 역사를 잊어버린 민족은 망한다. 오늘 우리가 이 비를 세우는 이유는 선생이 남기신 민족정기가 천만년 후손들에게 이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특히 선생의 구국활동을 몰래 뒷바침하시면서 거금을 독립군자금으로 희사하신 추강 채홍래선생의 쾌거 또한 선생에 못지않는 금세에 보기드문 천고의 본보기로 아울러 여기에 기념하지 아니하면 안된다. 시대가 바뀌고 인심이 요박(澆薄)해지면서 눈앞의 이해에만 골몰하고 나라와 민족의 먼 장래에는 눈 한번 돌리리 하지않는 이 시대의 사람들을 위해서 두 선생이 남기신 열일추상과 같은 교훈을 우리 후손들은 가슴깊이 새겨두지 아니하면 안된다. 그리하여 이 비가 오직 우리 향토의 자랑에만 그치지 아니하고 민속을 일깨우고 정기를 되살리는 한 디딤돌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단기 4326년(8월 15일, 서기 199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