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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김도형 전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전 연세대학교 교수) 17 통이었고, 특히 1920~30년대 민족운동의 일환으로 제기된 문화운동에서도 제기된 논의였습니다. 서양 의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교육하면서도 동시에 우리 의 민족문화를 계승하고자 노력했다는 점에서 연전 은 일제하 진정한 ‘민족의 대학’이었습니다.” 뜻밖에 미국 기독교계(장로, 감리회 연합) 학교로 알고 있던 연희전문학교의 ‘동서고금사상의 화충(和 衷)’이란 교육이념을 재발견하고 매우 반가웠다는 김이사장. 이후 그는 일련의 ‘연세학풍’ 관련 연구와 시리즈 단행본 간행을 주도하여 학계의 주목을 받았 다. 그의 말이 이어졌다. “학문도 유행이 있고, 한국사 연구도 여러 분야가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도하여 공부한 석사·박사 가 다룬 주제들도 매우 다양할 것입니다. 저는 그런 학생 개인의 학문적 관심을 적극 지지하면서 권장합 니다. 나와 학문적 시각이 달라도 무방하죠. 다만, 그 연구가 큰 틀 속에서 한국사, 한국근대사의 성격을 밝히는데 어떻게 관련이 있고, 어떻게 기여·작용하 는가를 잊어버리지 말 것을 강조합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학문이나 역사 연구가 변화 발전할 수 있다 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답변을 듣고보니 김이사장 특유의 학문관도 있지 만, 아무래도 비교적 자유분방한 것으로 알려진 연 세대학교의 학풍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 었다. 김용섭 교수의 조선후기 농업사 연구와 ‘내적 발전 론’에 큰 영향받아 김이사장은 연세대 사학과에 재직했던 김용섭 선 생(사학과 명예교수)의 직계제자로 분류되고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김 용섭 선생은 한국농 업사, 한국근대사 연 구의 권위자로 한국 사의 태두, 한국사의 줄기를 잡은 분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이에 김용섭 선생의 식민사관 비판과 이 른바 조선 후기 농업 사 연구를 통한 ‘내 재적 발전론’, 특히 이에 기반한 한국사의 자주적 발전 가능성 등에 대 한 연구의 의의를 간단히 정리하면 어떨지 들어 보 았다. “먼저 ‘내재적 발전론’이라는 용어와 관련하여 김 은사 김용섭 교수와 함께한 김이사장(김도형 제공) 김용섭 교수의 저서 『조선후기 농업사연구 1(증보판)』(지식산 업사, 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