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page

3 그럴즈음에,마침길가선술집에서그의친구치 삼이가나온다.그의우글우글살찐얼굴에주홍이 덧는듯,온턱과뺨을시커멓게구레나룻이덮였 거든,노르탱탱한얼굴이바짝말라서여기저기고 랑이파이고,수염도있대야턱밑에만,마치솔잎 송이를거꾸로붙여놓은듯한김첨지의풍채하고 는기이한대상 25) 을짓고있었다. “여보게,김첨지자네문안들어갔다오는모양 일세그려.돈많이벌었을테니한잔빨리게.” 뚱뚱보는말라깽이를보던맡에부르짖었다.그 목소리는몸집과딴판으로연하고삭삭하였다.김 첨지는이친구를만난게어떻게반가운지몰랐 다.자기를살려준은인이나무엇같이고맙기도 하얐다. “자네는벌써한잔한모양일세그려.자네도오 늘재마가좋았나버이.” 하고김첨지는얼굴을펴서웃었다. “아따,재미안좋다고술못먹을낸가.그런데, 여보게,자네왼몸이어째물독에빠진새앙쥐같 은가?어서이리들어와말리게.” 선술집은훈훈하고뜨뜻하얐다.추어탕을끓이는
17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