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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박물관에 보관된 민영환의 혈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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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환의 피묻은 옷과 칼은 민영환 집 뒷방에 봉안되었다. 방문을 잠가둔 지 7개월이 지난 1906년 7월 어느날 가족이 문을 열어보니 4줄기, 9가지, 48잎사귀가 돋은 푸른 대나무가 마루바닥 틈으로 솟아올라 있었다. 이 사실이 대한매일신보 7월 17일자에 보도되면서 경향 각지에서 인파가 밀려들었다.
이후 대나무는 민영환의 피에서 자라났다고 ‘혈죽(血竹)’으로 명명되었고, 민영환의 자택에는 혈죽을 구경하고 그의 넋을 기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문인 학도들도 시를 짓고 노래를 지어 민영환의 충절을 되새겼다. 박은식도 ‘혈죽기편’을 지어 당시 상황을 기록했다. 민영환의 가족은 혈죽을 광목천에 싸서 다락방에 몰래 보관하다가 1962년 고려대 박물관에 기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