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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2025년 9월 Column  명사 칼럼 ② 작은 소리 큰 울림 29일 14시 1분께 버마(오늘날의 미얀마)의 벵골만 상공에서 폭파돼 115명의 탑승자 전원이 목숨을 잃 은 것이다. 이 참사는 북한의 김정일이 저지른 것이 었다. 1988년 9~10월에 서울에서 열릴 제24회 하계 올림픽에 참가할 국가들에게 서울로 가는 길이 위험 하다는 것을 경고함으로써 서울올림픽을 좌절시키 려는 계략에서 시도한 만행이었다. 그러나 그의 흉 계에도 불구하고, 서울올림픽에는 국제올림픽위원 회(IOC) 회원국 167개국 가운데 북한과 친북공산국 가 등 7개국을 제외한 160개국이 참가함으로써 역 대 최대 규모의 올림픽이라는 기록을 세운다. 피폭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은 사건 3주기를 맞아 1990년 11월 29일에 이곳에 위령탑을 세웠다. 그러 나 그들이 진정으로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소 련이 해체된 뒤 러시아연방의 보리스 엘친 대통령 은 노태우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들여 1992년 11월 18~20일에 서울을 방문하고 19일에 대한민국 국회 에서 연설하는 가운데 1983년의 대한항공기 격추에 대해 사과하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대조적으 로, 북한정권이 미얀마에서의 폭파사건에 대해 책임 을 인정하고 사과할 개연성은 전혀 없다. 그러나 북 한에서도 러시아에서처럼 민주화의 방향으로 정권 교체가 일어난다면 그렇게 할 개연성이 없지 는 않 다. 그때 비로소 희생자들 그리고 유가족들도 위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인의 부당한 욕심이 빚은 무고한 희생 이 위령탑을 지나 공원의 끝에 가면 삼풍백화점 붕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삼풍참사위령탑’이 서 있다. 서초구 서초동에 법의 규정을 무시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세워진 이 백화점이 1995년 6월 29일 오 후에 무너지면서 502명이 사망하고 937명이 부상 하며 6명이 실종된, 6·25 전쟁 이후 최대의 참사에서 무고하게 변을 당한 502명의 넋을 기리게 된다. 이 참변이 일어난 때로부터 3년이 지난 1998년 6월에 준공된 위령탑의 특징은 국민성금으로 제작되었다 는 데 있다. 위령탑을 마지막으로 돌아나와 ‘대한항공기 버마 상공 피폭 희생자 위령탑’을 다시 본 뒤 공원 입구로 발길을 옮기면, 2011년 7월 27일에 발생한 산사태 로 서초구 우면동 우면산 일대에서 희생된 16명의 주민들을 위로하는 추모비가 서 있다. ‘대한항공기 버마상공 피폭 희생자 위령탑’ 삼풍백화점 붕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삼풍참사위령탑’(서울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