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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의 분석심리학적 해석을 통한 독서치료적 요인 분석 ∙ 13 이 되는 검정(어둠을 넘어 암흑으로 표현된)이라는 색을 이해하기 위해서 고려해 볼 가치가 있는 측면들이다.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이 그림책이 어떤 사람들에게 어떤 측면에서의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독서치료적 관점에 초점을 두고 분석을 해보자. 우선 독서치료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는 동안 독자의 내면에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이해해야만 하는데, 이미 독서 행위론적 관점, 분석심리학적 관점, 서사학적인 관점, 두뇌생리학적인 관점에 대한 이론적 조망이 풍부하게 이루어졌다. 그 중 내담자의 내면 변화에 초점을 둔 것은 분석심리학적 관점이기 때문에, 그 안에 포함된 동일시(identification), 카타르시스(catharsis), 통찰(insight)의 원리에 비추어 이 작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동일시(identification)’란 내담자가 문학적 텍스트를 읽어 가는 가운데 등장인물과 자신을 비슷하 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다른 사람이나 사물과 자신의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 볼 수 있는 능력은 사람만 이 가진 고유한 것 가운데 하나이다. 동일시는 긍정적인 방향과 부정적인 방향 모두에서 일어날 수 있다. 즉, 등장인물 가운데 특정한 사람에게 호감이 가는 것은 긍정적인 면에서의 동일시라 할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 혐오감을 느끼는 것은 부정적인 면의 동일시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문학작 품을 읽어 가는 가운데 책 속의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 모두 동일시의 결과다. 이를 프로이 트의 정신분석적인 개념에서 본다면 전이의 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이 무의식적으로 일어났 다면 말이다(임성관 2011). 그럼 이 작품은 어떤 사람들에게 동일시를 유발할 수 있을까? 큰 범주에 서 보자면 심리적인 면에서 어두운 면이 있는 이들, 자신의 삶 자체를 암흑천지라 느끼고 있는 이들 모두가 대상이 될 수 있다. 치료 장면에서는 대상자들이 호소하는 내용을 문제, 고통, 상처, 스트레스 등의 단어로 표현하는데 , 발달 과정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가지 이상 갖고 있을 부분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책이 담고 있는 상징성 및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동일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어서 ‘카타르시스(Catharsis)’란 감정의 정화, 혹은 정동해발(情動解發)이라고도 한다. 치료적 인 면에서 볼 때, 대상자의 내면에 쌓여 있는 욕구불만이나 심리적 갈등은 언어나 행동으로 표출시킬 필요가 있다. 그런 기회를 통해 충동적 정서나 소극적인 감정을 발산시킬 수 있도록 돕는데, 이런 과정을 겪은 뒤 감정이 정화되는 것을 느끼는 것이 카타르시스이다. 프로이트 식으로 설명을 하자면, 무의식 속에 억압된 부정적인 사건과 그에 얽힌 감정을 의식의 수준으로 끌어 올려 말로 표현하는 과정인 셈이다. 그러므로 동일시 차원에서 그림책의 어떤 장면 혹은 전체 부분에서 마음에 와 닿은 부분이 있었다면 , 자연스럽게 카타르시스 또한 일어났을 것이다. 사회 구성원들과 비교했을 때 자신 은 어둠만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과 그에 따른 감정의 지배를 받고 있던 사람이 있다고 가정 을 해보자. 그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어둠을 다시금 인식하며 우울감을 가질 수도 있지만, 자신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보편성에 대한 경험으로 심적인 위안 , 나아가 스스로에게 빛이 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메시지에서 위로를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