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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병으로 시름시름 앓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도피자라는 낙인을 받고 노상 마룻장 밑에 숨어살던 아버지마저 일본으로 밀항해가버려 졸지에 고아가 되어버린 나는 큰집에 얹혀살고 있었다. 죽은 어머니 생각에 걸핏하면 남몰래 눈물짓던 내가 그 울음을 졸업한 것은 음력 섣달 열여드렛날의 그 사건이 내 어린 가슴팍을 짓밟고 지나간 뒤였다. 말하자면 너무 놀란 나머지 울음이 뚝 떨어진 거였다. 그리고 일주도로변 옴팡진 밭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