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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無罪) -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를 추모하면서 - 노치수 2020년 2월 14일 오후 2시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20호 법정 긴장감이 감도는 법정 속에 엄숙한 표정의 재판장 피고 - 박홍군 박영조 권경철 권오주 노상도 조경규 무죄를 선고합니다. 1950년 보도연맹학살사건 관보에 게재되지도 않았던 국방경비법 위반 적용으로 군에 의한 비밀재판 1심에서 사형선고 그리고 학살 국가기밀로 숨겨온 70년만의 무죄 재심청구 7년 아버지 아버지들이시여!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음을 당하셨습니까 2009년 2월 18일. 진실규명 결정 통지서 59년 만에 알려온 부고장 마산 시민극장 강남극장에 교육 받으러 오라 통지 받고 갔던 사람들 부역하려 나오라 연락받고 간 사람 한여름 뙤악볕에 논매다 불려갔던 사람 59년 만에 전해준 사망 사실이 웬 말입니까? 하늘같은 부모와 사랑하는 아내 어린자식들을 버려두고 팔팔한 생명을 빼앗긴 우리 아버지 아버지를 독립만세 외침이 죽음을 불렀는가 미군정 반대 단독정부 반대 농지개혁 외침이 학살을 불렀는가 연좌제로 옭아맨 세월 속에 자신의 지아비의 생사도 모른 채 벙어리 냉가슴 한을 품고 세상을 떠난 할배 할매 어머니 어머니들 1945년 8월 15일 일제의 억압 속에 해방된 조국에서 언론의 자유 행동 사상의 자유는 무어란 말인가 빨간 딱지 누구의 특명이었나 산골에서 벌판에서 바다에서 칼로 총으로 전투기로 무자비한 살육 널부러진 주검 주검들 대한민국 역사 어느 곳에도 기록되지 않았던 민간인 학살 죽인자는 없는데 죽은 자만 있었다 가족도 모르게 죽은 자만 있었다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역사 속에 철저히 숨겨진 비밀 1950년 민간인 학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음을 당한 자는 나의 아버지였다 우리의 아버지였다 대한민국 국민들이었다 70년 만에 밝혀진 진실-무죄 아 대한민국의 슬픈 역사여! 민주국가 대한민국이여! 이 시를 학살 희생된 모든 영령들께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