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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드려 옵니다 .그런데 제가 저지른 일이 구주하게 변호할 일은 아닙니다. 가령 살아 남을 수 있어 물 보기 싫은 세상에 치욕스러운 삶을 살기 보다는 차라리 단수를 선혈로 물들여 맑은 영혼으로 더러운 이 세상을 하는 것이지 어찌 구차히 변성명을 하겠습니까. 그것은 저의 원하는 바가 아닙니다. 그러나 택수와 남수가 공연히 욕을 보고 있으니 이것은 정녕 가련한 일입니다. 넓으신 은혜로 불쌍하게 여기시어 극력 변호하여 주신다면 구천으로 가는 혼이라도 기쁘게 웃으며 즐거이 가겠습니다. 저의 마지막 소원이오니 저버리지 마시고 보살펴 주십시오. 죽은 혼이라도 반드시 보답할 생각이니 깊이 헤아려 주십시오. 그리고 귀하의 뜻이 조금이라도 있거든 저의 처소로 찾아 주시고 만약 부득이 오시더라도 공판 당일 개정 직전에 잠깐 뵙는 것도 좋겠습니다. 초초한 말필로 애원하면서 불비례 하나이다.
사월 이십사일 수흥은 머리숙여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