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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7기] 뭘자꾸잡으라는거야 신현주 아침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본관 옆 샛길을 따라 VOU에 들어섰다. 간혹 전날 술 마시고집에못간형들이자고있는경우도있으니부스안까지살뜰히챙겨본후아무 도없는것을확인하면잔뜩쌓여있는LP판들중하나를집어들어크게틀어놓았다. ‘춘천가는 기차’가 방송국에 크게 울리고 열어 놓은 문으로 깔끔한 아침 공기가 방 송국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 천천히 몸을 움직여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정리 하다가다른LP로바꾸고노래감상하다가즐거운마음으로영상부스에들어갔다. 칙 칙한검정색데크들옆에영롱한색의iMAC이빛을내고있다. 대학 생활을 알아가는 1학년. 학부 생활의 즐거움도, VOU에서의 재미도 모두 다 포기하기 싫어 양쪽에 발을 어설프게 담그고 있었던 나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는 것도 없는 상태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난 영상제작부서란 이름으로 부원을 받기 시 작한 첫 기수였기에 나의 행동에 대해 일일이 잔소리 하는 직속 선배가 없었다. 많은 선배님들이 관심을 가지고 신경을 써주었지만, 아직 붕 뜬 상태의 날 잡아줄 수는 없 었다. “너희가 잘해야 된다”라는 얘기들에 잘할 수 있다고 대답을 했지만 속으로는 확 신을 할 수 없었다. 어느 것도 제대로 알 수 없었고, 제대로 하고 있는지도 늘 궁금했 다. 영상부서가몇번이나엎어졌다는얘기는오히려부담으로다가왔었다. 그런불안 한 상태로 한동안을 보냈다. 딱히 재미를 찾을 수 없어 선배들에게 적당한 거짓말을 126 | 대학의 소리 방송국 - VOU 60년사